아내 이야기

아내를 부르는 호칭

행복한 까시 2016. 7. 21. 07:30

 

 

 아내에게 적절한 호칭을 쓴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사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아주 쉬울 것 같아도 아내를 부르는 호칭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 아내들이 들으면 뭐 그런 것 가지고 고민을 하냐고 반문하겠지만 대부분의 남편은 고민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적절한 호칭을 찾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아내를 부르는 호칭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듣는 아내의 마음에 들어야 하고, 부르기 쉬운 호칭이어야 한다. 그런 적절한 호칭을 찾는다는 것이 그리 만만치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호칭으로 아내가 불려지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아애는 임자, 누구엄마, 누구야, 자기야, 애기, 여보, 당신, 허니 등으로 불려지고 있다.


 부모님을 보아도 호칭이 그리 편안해 보이지 않는다.

연세가 지긋하신 아버지는 어머니를 부를 때 자기라고 부른다. 젊으셨을 때는 좋은 호칭이었을지 몰라도 나이 드신 부모님께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자기라는 호칭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런대로 무난한 호칭 같다. 하여튼 부모님은 내가 어린 시절부터 줄곧 자기라고 호칭을 쓰면 살고 계신다.


 결혼 후 나의 경우는 적당한 호칭이 없어 고민을 했다.

부모님의 경우처럼 자기라고 불렀다. 신혼 시절에는 자기라고 부르는 것이 쑥스럽기도 했다. 그 쑥스러움을 감추기 위해 아주매라고 부르기도 했다. 농담처럼 불렀더니 아내가 아주 싫어했다. 대부분의 아내가 싫어했을 것이다. 지금은 왜 그때 그렇게 불렀는지 가끔 후회도 해 본다. 아무리 쑥스러워도 멋진 호칭을 써야 했는데,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요즘은 여사라고 부른다.

아내의 성이 이씨이기 때문에 이여사라고 부른다. 아주매보다는 멋진 표현이기는 하지만 좀 친근감은 떨어진다. 왠지 사무적으로 느껴진다. 그래도 아내가 싫어하는 눈치가 아니므로 여사라고 부른다. 그래서 한 때는 휴대폰에 이여사라고 이름을 저장해 놓았다. 요즘은 아내도 이제 중년을 지나가고 있다. 그래서 휴대폰에 안방마님으로 표기해 놓았다. 그 의미는 드라마의 안방마님들처럼 풍요롭고 편안하게 살라는 의미로 그렇게 부르고 있다.


 무뚝뚝한 한국남편들은 표현을 할 줄 모른다.

그래서 아내의 호칭에도 인색한 것이다. 그러나 속마음은 따뜻하다. 누구보다도 아내를 많이 사랑한다. 단지 가슴으로만 사랑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아내도 가끔 불평을 한다. 가슴속에 금은보화가 있으면 뭐하냐고 반문을 한다. 마음을 보여줘야 하고, 확인시켜 줘야 한다는 것이다.


 맞는 이야기이다.

표현을 자주하고,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 하지만 자라온 환경을 무시 할 수는 없다. 절제된 환경에서 살아온 삶이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 남자들이 조금만 가벼워지려고 하면 사내자식이 그러면 뭣에 써먹느냐고 아버지들에게 야단을 맞았다. 그래서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개그콘서트의 유행어처럼 말이다.

‘그래도 마음만은 아내를 너~무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