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시 이야기

유산 상속과 형제간 트러블

행복한 까시 2023. 1. 8. 19:57

 최근 재벌 관련 드라마를 몇 편 보았다.

유산 상속과 그룹 총수가 되기 위한 싸움이 치열했다. 가진 것이 많은데도 더 가지려고 싸우는 모습을 보며 사람의 욕심은 어디까지가 끝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100억을 가진 사람은 100억대 사람들과 경쟁하고, 1000, 1조를 가진 사람들은 비슷한 자산을 가진 사람끼리 경쟁한다. 드라마에서 좀 과장하는 면이 있지만 서로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살해까지 시도하는 것을 보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유산이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형제들간 다툼이 일어난다.

 

 3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여든을 넘긴 연세가 되니 노환으로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그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은 몰랐다. 우리들은 그렇게 부모님은 영원히 계실 것처럼 착각을 하며 살아간다. 그 해 봄에만 해도 건강이 괜찮으셨다. 친구분들과 읍내 찻집도 다니시기도 해서 아버지가 돌아가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7월 들어 갑자기 노환으로 건강이 나빠지더니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그래도 마음에 위안을 삼은 것이 있다.

병원이 아닌 집에서 돌아가신 것이다. 돌아가시기 보름 전부터는 어머니의 팥죽으로 연명하셨다. 일주일 전에는 음식을 드시는 것도 힘겨워 했지만 조금씩은 드셨다. 돌아가시는 날 아침도 조금 드셨다고 한다. 아버지와 이별은 슬펐지만, 아침까지 드셨다는 어머니의 말씀에 우리 형제들은 마음에 위로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갈테니 옷을 달라고 말씀하신 후에 아머지는 먼길을 떠나셨다.

 

 장례를 치루고 나니 유산에 대해 말들이 많아졌다.

아버지가 딸들에게는 아무런 유산을 남기지 않으셨다. 옛날 방식으로 장남에게 거의 대부분의 유산을 물려주시고, 나머지 아들에게는 살아생전에 정해 놓은 조금의 땅만 물려주셨다. 내심 기대했던 누이들이 불만이 많았다. 장남인 큰오빠가 여동생들에게는 조금의 유산도 챙겨주지 않은 것이다.

 

 사실 아버지는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땅이 제법 있었다.

나는 어릴적부터 땅에 욕심을 내지 않았다. 형이 부모님을 모셨고, 형과 아버지가 일군 재산이기에 생각하지도 않았다. 나에게 아버지는 아들이라고 조그만 논 한뙈기를 물려 주셨다. 하지만 누나들은 생각이 달랐다. 누나들은 어리적부터 돈을 벌어 집안 살림을 보태 왔었다. 농사 짓는 땅을 사는데도 돈을 보태주곤 했다. 그렇기 때문에 누나들은 한 푼도 없는 유산 상속이 야속한 것이다. 그런데도 형은 일절 유산에 대한 말이 없다. 돌아가실 때까지 정신이 말짱했던 아버지도 무엇인가 유언을 했을 것 같은데, 그 조차도 함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으니 짐작만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형제들이 아직까지 조용한 이유는 어머니 때문이다.

어머니 앞에서 다투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서로 조심하는 것이다. 어머니는 형제들이 다투는 모습을 극도로 싫어하신다. 늘 우애 좋게 지내라고 입에 달고 사신다. 이런 상황이 형제들의 입을 막고 있는 것이다. 나중에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이 문제가 수면으로 드러날지도 모른다. 유산 상속 문제는 복잡한 것 같다. 서로 생각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다툼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재산에 대한 욕심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살아 생전에 부모님이 균등하게 분배해 주거나, 자식들과 협의하여 합리적으로 배분하여야 트러블이 줄어들 것 같다. 명확하게 정리를 하지 않으면 대부분 트러블이 발생한다. 내 주위에도 유산 때문에 형제들끼리 싸우고 왕래도 하지 않는 집들이 많다. 우리 집안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아무튼 유산 상속 문제는 어렵고 복잡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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