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시 이야기

인생은 방황의 연속

행복한 까시 2023. 6. 11. 19:41

 남들과는 다르게 살아갈 줄 알았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늘 남들보다 나은 삶을 살려고 발버둥 쳤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늘 구덩이에 갇혀버린 느낌이었다. 아니 늪에 빠진 것처럼 발버둥 치면 칠수록 더 구덩이로 빠지는 것 같았다. 앞으로 나아가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늘 제자리였다. 이제 와서 되돌아 보니 노력이 부족했거나 아니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다. 아니면 삶의 기준점을 높게 잡지 않았는지 생각해 본다. 기준점이 높아 늘 헤맸는지도 모르겠다.

 

 어릴 때는 삶에 대해 무지했었다.

삶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아니 지금도 잘 모른다. 그냥 남들이 정해 놓은 틀대로 살아왔다. 남들처럼 초등학교부터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가고, 결혼해서 아이들을 낳고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다. 남들과 다르게 살려고 노력했지만 지극히 평범한 보통 사람으로 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평범의 기준도 각자 다를 것이다. 아니 평범의 기준조차도 높게 잡았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게 사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사실 평범하게 산다는 것도 어찌보면 행복한 일이고,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일이다. 사실 평범하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도 지구상에는 많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남들 사는 대로 산다는 것도 운이 좋아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나이가 한 살 두 살 먹어가면서 깨닫게 된다.

 

 5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진다.

그동안 뭐를 했는지 상념에 잠길 때가 많아진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 왔다고 생각했는데, 남들처럼 이뤄 놓은 것도 내세울 것도 별로 없다. 그래도 열심히 살다가 보면 언젠가는 빛을 볼 것이라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 본다. 계속해서 꾸준히 하다가 보면 무엇인가를 이룰 것이다. 그래도 꾸준히 직장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 아직도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이루지 못했어도 이것도 또한 감사한 일이다.

 

 방황이란 말은 부정적인 의미가 많이 내포되어 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목표를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황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삶의 목표가 커서 헤맬 수 있는 것이고, 삶이 만족스럽지 몰라서 방황할 수도 있다. 그리고 살아가는 방법을 몰라서 방황할 수도 있다. 아무튼 방황은 삶을 발전시키는 측면도 있다. 늘 보다 잘 살려고 궁리하다 보니 방황이 시작되는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참 모범적으로 살아온 것처럼 보인다.

요즘도 회사 사람들이나 지인들은 나를 보면 아무 걱정없이 편안하고 살아온 것처럼 생각한다. 내 모습이 곱게 자란 부잣집 막내아들처럼 보이는가 보다. 아마도 외모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마음속에서는 많은 방황과 고뇌로 살아왔는데, 사람들은 그런 것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 그런 나의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 꽁꽁 숨기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방황을 내려 놓고 싶다.

삶의 기준점을 좀 낮추고, 욕심도 좀 줄이고, 인생을 순리대로 살아야겠다. 비워내는 삶을 살고 싶다. 좀더 여유롭게 쉼표를 찍으면서 살아야 겠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으니 이제 좀 쉬어가도 괜찮을 것 같다. 노랫말의 가사처럼 양손에 쥔 것이 많아서 팔과 어깨가 아픈지도 모르겠다.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행동으로는 잘 옮겨지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을 미련한 존재라고 했나 보다.

 

 요즘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내 모든 삶에 감사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 편히 쉴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 아직까지 다닐 직장이 있다는 것, 가족 모두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찾아보면 감사할 일이 무수히 많다. 감사하는 마음만 갖는 것으로 삶이 행복해지는 것 같다. 오늘도 더 많이 행복하기 위해 감사할 일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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