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시 이야기

운동 실력은 꼴찌

행복한 까시 2023. 11. 12. 21:02

 

 운동을 싫어한다.

노후 준비의 1순위는 건강이다. 언론과 유튜브 등에서는 노후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머리로는 해야 한다고 하지만 몸은 잘 움직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매일 매일 운동을 한다고 다짐해 보지만 며칠 하다가 그만두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또 며칠 있다가 운동을 시작하지만, 며칠 지나고 나면 또 중단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내 마음 깊은 곳에 움직이기 싫어하는 유전자가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움직이는 것을 싫어했다.

그냥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거나 무엇을 만들거나 하는 것을 좋아하였다. 밖에 나가서 뛰어노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운동에도 소질이 없었다. 우선 운동신경이 발달하지 않은 것 같다. 순발력, 지구력, 근력 등 운동에 필요한 조건들을 나는 갖추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과 놀이를 할 때도 늘 힘에 밀렸다. 친구들과 놀이도 운동 실력이 기본인데, 잘하지 못하니 친구들 사이에서도 늘 골칫덩이였다.

 

 서로 같은 편을 하기 싫어했다.

어떤 친구들은 노골적으로 싫어했고, 좀 착한 친구들을 싫은 내색을 소극적으로 하는 것을 표정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위축되어 놀이도 잘하지 못했다. 그래도 놀이는 좀 나은 편이었다. 친구들과 축구를 하면 나의 운동 실력은 더 드러났다. 축구는 그야말로 운동 실력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놀이이자 운동이다. 친구들과 달리기에서 밀리고, 힘에서 밀리고, 발기술에서 밀리고, 공에 맞을까 봐 겁이 나서 공 피해 다니기 바빴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이 축구 할 때는 잘 끼워주지 않았다. 인원이 부족할 때만 겨우 축구를 할 수가 있었다.

 

 학창시절 운동회가 가장 골칫거리였다.

운동을 못 하니 운동회 날이 고역이었다. 부모님도 오시고, 동네 사람들이 다 모이는 곳에서 나의 운동 실력을 노출하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었다. 운동 실력이 중간만 가도 괜찮은데, 꼴찌였다. 운동을 잘하는 친구들은 운동회날 영웅이 되었다. 그래서 운동 잘하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달리기는 맡아 놓고 꼴찌를 하였다. 마음은 저만치 앞으로 뛰고 있지만, 몸이 나가지 않고,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나의 운동 실력이 드러나지 않을 줄 알았다. 직장에서도 또 체육대회가 있었다. 대부분은 피했지만, 직급별로 달리기를 할 때는 인원이 없어 피할 수 없이 달리기 실력을 드러낼 때도 있었다. 이제는 달리기할 일도 없지만, 이런 상황이 오면 두려울 것 같다.

 

 고입과 대입 시험에 체력장이 있었다.

이것도 고역이었다. 운동 실력이 부족하니 기본 점수만 받았다. 아무리 해도 운동 실력이 부족한 사람은 안되는 것 같다. 두 번 모두 기본 점수만 받았다. 입학 점수에서 1점이 아쉬운 판에 몇 점을 손해 보아야 했다. 더 억울한 것은 체육 선생님께 맞은 것이었다. 체력장 시험을 만점을 못 받았다고 귀싸대기 몇 대 맞았다. 운동을 못 해서 속상한데, 맞기까지 하니 무척 억울했던 기억이 있다.

 

 사람은 모든 것을 잘할 수 없다.

나이가 드니 운동 실력이 꼴찌인 것도 편안하게 말할 수 있다. 어린 시절에는 감추고 싶은 비밀이었으나 이제는 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사람이란 못하는 그것도 있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잘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못하는 것도 있어야 인간미가 있다. 운동을 못 하는 사람도 다 살게 마련이다. 또 공부를 못하는 사람도 또 다른 방면에 소질이 있어 잘 살아간다. 가끔 예능에서 똘똘한 연예인이 허탕 미가 있으면 즐거움을 준다. 그 허탕 미가 다른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것 같다.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못 하는 구석이 있구나 하며 마음에 위안을 얻는 것 같다.

 

 운동은 많이 해야 실력이 늘어난다.

운동을 못 하니까 하지 않아서 실력이 늘어나지 않는다. 못하니까 안 하고, 하지 않으니까 더 못하게 되는 것 같다. 무엇이든 마찬가지이다. 잘하는 사람은 잘하니까 더 잘하게 되고, 못하는 사람은 못 하니까 더 못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사실을 잘 알면서도 선뜻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것 같다. 오늘도 운동해야 한다는 자아와 하기 싫어하는 자아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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