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구세대라고 느낄때

행복한 까시 2006. 1. 19. 11:23
 

 시대상이 빠르게 변해감에 따라 그 변화 속도에 적응을 못하면 구세대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구세대라는 것은 나이로 구분지어지는 것도 아니고 딱히 몇 살부터라고 규정짓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젊은 사람들도 구세대처럼 행동하는 이가 있는 반면에 나이 드신 분들도 신세대처럼 행동하는 이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부쩍 구세대라는 가끔씩 실감하게 된다. 속된 말로 하면 아저씨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항상 마음속은 변한 것이 하나도 없이 언제나 그 자리라고 생각되는데, 타인들, 특히 후배들이나 조카들이 볼 때에는 그렇지 않은 가 보다. 자기들과는 별개의 아주 구세대로 치부해 버리는 것 같다.


 제일 먼저 새로 나온 디지털 전자제품을 자유자재로 다루지 못할 때 구세대라고 느낀다. 그리고 그것을 다룰 줄 안다고 할지라도 민첩하고, 날렵하게 사용하지 못할 때 또한 나의 시대는 가버렸구나 하는 생각이 절실히 든다. 그리고 새로 나온 디지털 전자제품의 용도가 무엇인지 모를 때, PDP, DVD, LCD 등의 약자가 정확히 무엇을 지칭하는지 모르고, 들어도 금방 잊어버릴 때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젊은이들만의 유행어나, 채팅용어, 은어, 줄임말, 유머를 알아듣지 못할 때도 구세대라는 것을 느낀다. 요즘은 유행어나 은어, 유머도 매우 빠르게 변해간다. 내 딴에는 새로운 유머라고 이야기 했다가 조선시대 유머라고 놀림만 당할 때도 내가 구세대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노래방에 갔을 때 최신노래를 잘 모를 때, 노래를 안다고 하더라도 따라 부를 수 없을 때, 그리고 노래 제목과 가수 이름이 혼동될 때 구세대라는 것을 느낀다.


 후배들 앞에서 왕년에는 이렇게 했는데, 너희들은 좋을 때 회사에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자주 할 때, 딸아이에게 예전의 시대상을 이야기 할 때, 그리고 후배들이 보기에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자꾸 나올 때 또한 구세대라는 것을 느낀다.


 사람들과 이야기 할 기회가 있을 때 정치적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든가 재테크에 관한이야기, 자녀 교육에 대한 이야기, 노후를 어떻게 준비하고 대비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할 때 구세대라는 것을 느낀다. 어느 날 문득 지금까지 살아온 날 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적다는 것이 자각되었을 때 또한 구세대가 되었구나하고 느끼게 된다. 그리고 회사 다니다 보니 어느덧 선배보다 후배의 수가 많아졌을 때 구세대라도 느낀다.


 그러나 구세대라고 해서 모두 나쁜 것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신세대를 보면 너무 디지털적이다. 반면에 구세대들은 아날로그적인 것 같다. 신세대에 차가움과 날카로움, 냉정함이 있다면 구세대에는 따스함과 부드러움, 여유가 있다. 구세대가 되었다고 의기소침하기 보다는 구세대의 장점과 신세대의 장점을 혼합하여 요즘 유행하는 것처럼 디지로그적 인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즉 구세대와 신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구세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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