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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가 지나가는 길목에서

연말이다.해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새해를 맞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벌써 우리를 연말로 데려다 놓는다. 매년 연말이 되면 자책을 하게 된다. 별로 해 놓은 것 없이 한 해를 보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말이 되면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다. 매년 반복되는 일상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한해 두 해 나이를 먹어 간다.  올 연말은 특별하다.며칠이 지나면 나이의 앞자리가 바뀐다.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숫자가 주는 무게감은 더 무거워져만 간다. 나이에 걸맞게 행동을 해야 하고, 어른 노릇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어른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상황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나이의 숫자가 많다는 것은 좋아할 일도 싫어할 일도 아니다. 그저 나이에 걸..

까시 이야기 2024.12.22

샤프펜슬에 대한 추억 소환

사무실 책상 위에는 연필꽂이가 있다.연필꽂이에는 다양한 필기구가 자리하고 있다. 필기구를 산 적이 없는데도 많은 필기구가 꽂혀 있다. 회사에서 지급되는 볼펜부터 시작해서 선물로 받은 연필, 볼펜, 형광펜 등 다양한 필기구가 있다. 선물로 받은 필기구를 후배들에게 나누어 주어도 계속 쌓이고 있다. 연필꽂이가 꽉 차서 더 필기구를 꽂기가 힘들 정도이다.   업무를 하는데, 샤프펜슬이 눈에 띄었다.매일 꽂혀 있어 무심코 지났지만, 오늘은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함께 말이다. 예전에는 초등학교 때는 연필만 쓰게 했고, 중학교에 들어가면 연필과 볼펜, 잉크를 묻혀 쓰는 펜을 사용하게 했다. 볼펜은 미끄러워 글씨 쓰기가 힘들었으나 잉크를 묻혀 쓰는 펜은 그나마 글씨 쓰기가 수월했다. 개인적으로 ..

내마음의 수필 2024.08.25

여름 휴가를 보내며

여름 휴가를 받았다.이제는 여름 휴가도 설렘이 없다. 나이 탓인지 아니면 여행을 가지 않아서인지 정확한 이유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냥 집에 있기로 했다. 어차피 두 딸과도 휴가 일정이 맞지 않았다. 큰딸은 교사 연수가 있어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작은딸은 회사가 바빠서 여름 휴가를 낼 수 없다고 한다. 아내와 둘이 있으니 심심하기도 하지만 세상 부러울 것이 없이 편했다. 그동안 회사 일로 지쳐 있던 터라 맘껏 휴식을 취했다.   # 빈둥거리기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아침을 먹는다. 아침은 아내가 준비해준 채소볶음과 빵으로 간단히 해결했다. 버섯, 파프리카, 브로콜리, 방울토마토에 들기름을 두르고,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볶는다. 빵은 버터를 사용하여 구워 주었다. 밥을 먹고 나서 에어컨을 틀고, 드라마..

까시 이야기 2024.08.09

작은딸의 취업

작은딸이 직장을 잡았다. 올해 초 졸업을 하고, 여기저기 회사를 지원했다. 지원을 많이 했지만, 서류 전형도 통과하지 못했다. 취업이 힘들다고 막연히 생각했지만, 서류 전형도 통과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며 취업의 벽이 높은 것을 실감했다. 아이가 힘들고, 실망할까 봐 취업은 천천히 해도 된다고 시간 날 때마다 일러두었다.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작은딸은 조바심이 났을 것이다. 취업이 되지 않자 작은딸은 아르바이트하겠다고 선언하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다.  아르바이트하려고 하는데 며칠 전에 지원한 회사에서 면접 연락이 왔다.작은딸의 첫 면접이었다. 회사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다. 옷도 준비하고, 면접도 준비했다. 회사에서 면접관으로 오랜 경험이 있어 작은딸에게 조언을 해 주었다. 자신 있게 말하고, 솔직..

까시 이야기 2024.06.02

부자가 되는 방법은 평범하다.

노후 준비를 위해 돈을 공부했다. 50대 후반까지 월급쟁이로 돈을 벌었다. 열심히 모범생으로 직장 생활을 했지만, 돈도 모으지 못하고, 노후 준비가 거의 되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몇 년 전부터 돈을 공부했다. 노후 생존을 위해 돈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돈을 알아야 돈을 모을 수 있고, 노후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돈을 공부하다가 보니 부자가 되는 방법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것이었다. 별다른 비법이 없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다. 단지 실천하지 못해서 부자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부자가 된다는 자기 확신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 사람은 나는 부자가 되지 못한다는 마음의 장벽을 치고 있다. 이것이 부자가 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 같다. 부자가 ..

까시 이야기 2024.04.14

어느 봄날의 하루

휴일 아침 느지막하게 눈을 떴다. 날씨가 포근하다. 기상청 예보에서는 오늘 20도가 넘는다고 했다. 아침을 먹고 나니 커피가 고팠다. 집에 있는 커피보다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었다. 휴일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나의 유일한 사치이다. 카페에서 마시는 아이스 라떼의 맛은 언제나 나를 유혹한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커피를 마시러 무작정 길을 나섰다. 거닐다가 가장 먼저 오픈한 카페에서 라떼를 마시기로 작정을 했다. 산책 겸 먼 곳에 있는 카페가 열려 있기를 기대했는데, 하필이면 오늘따라 집에서 제일 가까운 카페가 문을 열었다. 주인은 문을 열고 청소 중이었다. 매장 밖 도로 주변도 열심히 청소하고 있었다. 주문되느냐고 물으니 가능하다고 했다. 아이스 라떼 한잔을 주문했다. 테이블 옆에는 책..

까시 이야기 2024.03.24

대보름 맞이 윷놀이

지난 정월 대보름에 고향 동네에서는 윷놀이 행사가 있었다. 몇 해 전에 고향 선배들이 향우회를 만들었다. 고향을 지키는 사람과 외지에 나가 있는 고향 선후배들의 친목 도모를 위해 만든 모임이다. 처음에는 모임의 규모가 작았으나 요즘은 회원들도 늘어나고, 향우회 간부들이 노력 덕분에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다.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향우회에 참가는 못 하고 기부만 했었다. 향우회에서 주최하고, 부녀회, 마을 사람들이 참여하여 윷놀이 행사를 하게 된 것이다. 윷놀이 행사는 처음 참석하는 것이다. 윷놀이는 몇 번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윷놀이하지 못한 적도 있었다. 행사 때마다 일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전날 고향 집에 들러 하루를 묵었다. 어머니는 아들을 보니 좋다고 하신다. 형님과 형수님도 윷놀이에 참석하는..

내마음의 풍경 2024.03.03

운동 실력은 꼴찌

운동을 싫어한다. 노후 준비의 1순위는 건강이다. 언론과 유튜브 등에서는 노후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머리로는 해야 한다고 하지만 몸은 잘 움직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매일 매일 운동을 한다고 다짐해 보지만 며칠 하다가 그만두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또 며칠 있다가 운동을 시작하지만, 며칠 지나고 나면 또 중단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내 마음 깊은 곳에 움직이기 싫어하는 유전자가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움직이는 것을 싫어했다. 그냥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거나 무엇을 만들거나 하는 것을 좋아하였다. 밖에 나가서 뛰어노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운동에도 소질이 없었다. 우선 운동신경이 발달하지 않은 것 같다. 순발력, 지구력, 근..

까시 이야기 2023.11.12

인생은 공부의 연속이다

학교를 졸업하면 공부가 끝날 줄 알았다. 학창시절 공부는 싫어하지 않았지만,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았다. 대부분 사람이 공부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공부는 뇌를 써야 하므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공부할 때 배가 쉽게 고파지는 것만 보아도 에너지가 많이 소비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공부가 싫은 또 하나의 이유는 시험 때문이다. 무언가를 평가받는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물론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희열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이 시험에 대한 공포 내지는 고통이 있을 것이다. 공부는 시험이라는 공식이 은연중에 성립하기에 사람들이 공부를 싫어하는 것 같다. 학창시절에는 직장인을 부러워했다.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마 학생 중에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

까시 이야기 2023.11.05

결혼기념일 날에

지난주에 결혼기념일이 있었다. 결혼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7년이 지나가 버렸다. 그 시절 사진 속의 나는 앳된 모습에 신선한 젊음이 있었다. 이제는 거울에 비추어 보니 얼굴에 주름이 조금씩 생겨나고, 머리는 희끗희끗해 지고 있다. 아내도 마찬가지이다. 노화가 얼굴, 머리, 신체 전체에 조금씩 퍼져가고 있다. 외모는 나이가 들어 젊을 때보다는 볼품없지만 정신적으로는 여유와 성숙해진 진 것 같아 그다지 서운하지 않다. 결혼기념일에 아내에게 무엇을 해 줄까 고민을 했다. 매년 달랐던 것 같다. 그냥 지나간 적도 있고, 케이크를 먹으며 자축한 때도 있었고, 맛있는 음식으로 외식을 한 적도 있었던 것 같다. 회사의 동료들에게 물어보았다. 결혼기념일에 무엇을 하느냐고 말이다. 그랬더니 다를 그저 그렇게 보..

까시 이야기 2023.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