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는 별명이 괴로웠던 어린시절 큰 딸아이가 하교하자마자 가방을 내려놓으며 외친다. “ 아휴 짜증나 죽겠어. 아빠.” “ 왜 그러는데?” 순간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하며 걱정스런 마음으로 물어 보았다. “ 월요일 아침 방송실에 가서 우리 반 영철이와 같이 발표해야 돼.” “ 선생님과 애들이 영철이와 잘 어울린다고 놀려.” 한.. 까시 이야기 2008.12.06
아빠처럼 살지 않겠다는 큰딸을 보며 그리 많은 세월을 산 것은 아니지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이 우리 인생인 것 같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저 멀리 있던 것들이 손끝에 닿을 만 하면 멀리 사라지고, 또 다시 손끝에 닿을 만 하면 멀리 사라져 버리는 것이 인생인가 보다. 아니 .. 딸들 이야기 2008.12.02
학원 한번 가보지 못하고 반에서 1등한 큰딸 중간고사가 끝난 다음날이었다. 회사에서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데, 아내의 문자가 도착했다.‘우리 딸 1등’이라는 간결하고도 짧은 문자 메시지 이었다. 문자를 받는 순간 기분이 좋았다. 부모 마음은 다 그런가 보다. 공부는 못해도 건강하면 된다고 말해 놓고도 막상 공부를 잘하면 마음속으로는 .. 딸들 이야기 2008.11.21
집을 떠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떠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집을 떠난다는 사실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이런 역마살은 아마도 어머니의 유전 인자로부터 물려 받은 것 같다. 어머니도 떠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오죽하면 하루 종일 차를 타도 질리지 않는다고 종종 말씀하셨다. 떠나는 것이 얼마나 좋으시면 그런 말씀.. 내마음의 수필 2008.07.27
순수한 마음이 느껴지는 초등생의 일기 우연히 작은 아이의 일기장을 보게 되었다. 아이들의 일기가 참으로 순수하게 느껴진다. 보이는 그대로 표현한 일기가 마음에 와 닿는다. 2008년 6월 23일 제목 : 책 동화책은 참 재미 있어요 책은 똑똑해져요 그림이 생각나서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어요. 어른들은 굵은 책을 보지만 우리는 동화책을 봐요.. 딸들 이야기 2008.07.03
이번 주말에는 아빠 노릇 좀 했다. 핑계인지 몰라도 주말이 되어도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40대이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발생하는 결혼식이나 상갓집, 가끔 시간을 내려고 하면 회사에서는 바쁘니 나오라고 은근한 압력을 준다. 이래저래 주말에도 그리 자유롭지는 못하다. 주중에는 매일 늦은 퇴근이라 .. 까시 이야기 2008.06.22
작은딸과 함께 초등학교에 갔다. 늦잠을 잤다. 요즘 매일 지속되는 야근으로 피로가 온몸을 짓누르고 있다. 그래도 오늘은 집에서 쉰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가볍다. 눈을 떠 보니 두 딸들은 시끄럽게 떠들며 아침을 먹고 있다. 무슨 할 이야기가 많은지 두 딸들은 늘 조잘거린다. 그 소리에 잠이 깬 것이다. 밥 먹기가 싫은지 큰 딸은 젓.. 딸들 이야기 2008.06.21
계획 없이 떠난 여행이 더 좋다. 요즘 좀 답답했다. 일이 많아 회사에서는 한숨도 돌리지 못했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일 때문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지쳐있었다. 게다가 늘 9시가 넘는 퇴근은 몸을 더욱 지치게 한다. 요즘은 집이 하숙집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어떤 날은 아이들이 깨어 있는 모습도 못 본 날도 많다. 이런 답답한 마.. 까시 이야기 2008.05.04
나와 아내의 모습을 반반씩 닮은 아이들을 보면서 옛말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지극히 당연한 속담이 있다. 예전에는 왜 이렇게 당연한 것이 속담으로 전해 내려 왔나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 요즘 들어 이 속담이 괜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바로 자식들이 부모를 닮는 유전 현상 때문이다. 자식들이 .. 개똥철학 2008.03.29
엄마 제 인형 왜 버리셨어요? 우리 딸들에게 각자 애지중지하는 인형 하나씩 있었다. 큰딸이 가지고 놀던 인형 이름은 강순이(강아지 인형) 이고, 작은딸이 가지고 놀던 인형이름은 곰곰이(곰 인형)이다. 오랫동안 가지고 놀다가 보니 낡고 여기저기 구멍이 나서 아내가 버렸다. 아내는 오래전부터 구멍 난 인형이 싫다고 말해 왔었.. 딸들 이야기 2008.01.06